전체 글39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 영화 평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No Country for Old Men, 2007) - 영화 평론 황량한 땅의 운명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코엔 형제가 만든 차가운 걸작이다. 텍사스 황무지에서 돈 가방을 주운 루엘린(조시 브롤린), 그를 쫓는 살인자 안톤(하비에르 바르뎀),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이 얽힌다. 이 영화는 스릴러처럼 시작하지만, 곧 운명과 도덕의 늪으로 빠져든다. 코엔 형제는 피와 총소리를 줄이고, 대신 침묵으로 인간의 무력함을 그린다. 이건 추격전이 아니라, 삶의 끝없는 질문이다.루엘린, 욕망의 사냥꾼조시 브롤린이 연기한 루엘린은 평범한 사냥꾼이다. 그는 우연히 마약 거래 현장에서 돈 가방을 줍는다. 그 순간부터 그의 눈빛은 달라진다. 브롤린은 루엘린의 욕망을 억제.. 2025. 3. 8.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00) - 영화 평론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2000) - 영화 평론 시간 속에 갇힌 사랑화양연화는 왕가위가 만든 사랑의 찰나다. 1960년대 홍콩, 좁은 아파트에서 마주친 차우(양조위)와 수리진(장만옥)은 서로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걸 알게 된다. 그들은 가까워지지만, 끝내 선을 넘지 않는다. 왕가위는 이 영화를 통해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한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끝없이 아프다. 이건 로맨스가 아니라, 지나간 시간 속에 갇힌 두 사람의 마음이다.차우, 억눌린 외로움양조위가 연기한 차우는 조용한 남자다. 그는 신문사에서 일하며 묵묵히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아내의 배신을 알게 된 순간, 그의 눈빛은 흔들린다. 양조위는 말 대신 표정으로 차우의 외로움을 그린다. 수리진과 골목에서 .. 2025. 3. 8.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2022) - 영화 평론 헤어질 결심 (Decision to Leave, 2022) - 영화 평론 사랑이라는 이름의 안개헤어질 결심은 박찬욱이 만든 묘한 영화다. 형사 해준(박해일)과 피의자 서래(탕웨이)가 얽히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로맨스라 부르기엔 너무 날카롭고, 느와르라 하기엔 너무 부드럽다. 박찬욱은 피와 섹스를 내려놓고, 대신 안개 낀 산과 바닷가에서 사랑의 덫을 놓는다. 이건 단순한 연애담이 아니다. 인간이 서로를 의심하면서도 끌리는 그 어리석음, 그리고 그 끝에 남는 텅 빈 마음을 들여다보는 작업이다.해준, 질서 속의 흔들림해준은 규칙을 사랑하는 형사다. 박해일이 연기한 그는 단정하고 차분하지만, 그 눈빛엔 불면의 흔적이 있다. 서래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그의 목소리는 단단하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린다. 박해일.. 2025. 3. 8.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 2019) - 영화 평론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 2019) - 영화 평론 바람 속의 작은 꿈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은 치웨텔 에지오포가 연출하고 출연한 실화 기반 영화다. 말라위라는 가난한 아프리카 마을에서 소년 윌리엄 캄쾀바(맥스웰 심바)가 풍차를 만들어 가뭄을 이겨낸다. 이건 단순한 감동 스토리가 아니다. 세상이 외면한 땅에서 한 인간의 의지가 어떻게 불씨를 피우는지, 그 불씨가 얼마나 작고도 거대한지를 보여준다. 봉준호가 계급의 칼을 휘두른다면, 에지오포는 생존의 숨결을 조용히 들여다본다.윌리엄, 폐허 속의 빛윌리엄은 말라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맥스웰 심바가 연기한 그는 말이 적지만, 눈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학교에 갈 돈이 없어 쫓겨나지만, 그는 도서관에서 책.. 2025. 3. 8. 돈 룩 업 (Don't Look Up, 2021) - 영화 평론 돈 룩 업 (Don't Look Up, 2021) - 영화 평론 하늘을 보지 않는 세상돈 룩 업은 아담 맥케이가 만든 날카로운 블랙코미디다.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발견한 과학자들과 그 경고를 무시하는 세상을 그린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가 주연이지만, 진짜 주인공은 우리의 무관심이다. 이 영화는 기후 위기와 팬데믹을 풍자하지만, 그 웃음은 곧 불편함으로 바뀐다. 하늘에 재앙이 떠 있는데, 우리는 왜 고개를 숙이고 있을까? 맥케이는 그 질문으로 우리를 찌르며, 웃다가도 숨이 막히게 만든다.랜들, 외치는 과학자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랜들 민디는 천문학자다. 그는 혜성을 발견하고 세상을 구하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묻힌다. 영화 초반, 백악관에서 대통령(메릴 스트립)을 만나 경.. 2025. 3. 8. 그린 북 (Green Book, 2018) - 영화 평론 그린 북 (Green Book, 2018) - 영화 평론 도로 위의 불편한 동행그린 북은 피터 패럴리가 만든 묘한 로드무비다. 1960년대 미국,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남부로 여행을 떠난다. 이 영화는 인종차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그 무게를 유머와 따뜻함으로 덮는다. 겉으로는 두 남자의 우정이 피어나는 이야기지만, 그 속엔 차별의 상처와 인간의 어설픈 화해가 얽혀 있다. 이 여정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불편한 시도다.토니, 거친 백인의 초상토니 발레롱가는 이탈리아계 백인으로, 뉴욕의 클럽에서 문지기로 일한다. 비고 모텐슨이 연기한 그는 거칠고 직설적이다. 영화 초반, 흑인 수리공이 집에 온 뒤 잔을 버리는 장면.. 2025. 3. 8. 이전 1 2 3 4 5 6 7 다음